외국인 손님이 식당에 들어와 메뉴판 앞에서 멈춘다. 사장님은 설명하고 싶지만 언어가 막히고, 손님은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 망설인다. 사진은 있지만 재료를 알 수 없고, 가격은 보이지만 어떤 음식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역 상권과 외식업 현장에서 반복되던 이 작은 불편은 실제 매출과 고객 경험을 가르는 중요한 접점이었다.
K창업연구소가 구축한 ‘로컬메뉴온(Local Menu On)’은 이 문제를 현장형 방식으로 풀어낸 다국어 QR 메뉴판 운영 시스템이다. 단순히 메뉴를 번역해 보여주는 웹페이지가 아니라, 외식업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매장 정보, 대표메뉴, 추천메뉴, 다국어 설명, QR 접속, Google 지도·리뷰 연결, 관리자 운영, 소상공인 직접 수정 기능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은 실무형 플랫폼이다.
로컬메뉴온의 핵심은 ‘외국인 고객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메뉴판’이다. 고객은 식당에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메뉴판을 열 수 있다. 화면에서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선택할 수 있으며, 메뉴명·가격·설명·사진이 함께 제공된다. 외국인 고객이 주문 전 가장 궁금해하는 재료, 매운맛, 알레르기 정보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추천메뉴 영역은 외국인 고객의 첫 선택을 돕는 장치다. 많은 메뉴가 나열된 메뉴판은 오히려 선택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로컬메뉴온은 매장별 대표 추천메뉴를 상단에 배치해 고객이 가장 먼저 봐야 할 메뉴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후 전체메뉴를 확인하는 구조로 설계해 고객의 선택 피로를 줄이고, 소상공인이 판매하고 싶은 핵심 메뉴를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사용성도 현장 테스트를 거쳐 보완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식당명과 번역 버튼은 상단에 고정되도록 적용해 고객이 스크롤을 내려도 언제든 언어를 바꿀 수 있다. 영어 페이지에서 추천메뉴가 카테고리 영역 아래로 들어가는 문제를 보정하고, 고객 메뉴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추천메뉴와 전체메뉴의 여백, 흰 배경, 글자 크기, 버튼 배치도 조정했다. 외국인 고객이 실제 식당 테이블에서 한 손으로 보기 쉬운 화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문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 장벽을 줄이기 위한 기능도 포함됐다. 외국어 페이지에서는 메뉴의 한국어 이름을 확인하고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외국인 고객이 메뉴명을 직접 말하기 어렵더라도, ‘직원에게 보여주기’ 화면을 통해 주문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이는 외국인 고객과 직원 모두의 부담을 줄이는 기능이다. 현장에서는 완벽한 회화보다 “무엇을 주문하려는지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운영 구조 역시 소상공인과 사업 수행기관의 현실을 고려했다. 로컬메뉴온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여러 매장의 정보를 등록·수정·관리할 수 있다. 매장명, 주소, 전화번호, 영업시간, 지도 링크, 대표이미지, 메뉴 사진, 메뉴 설명, 가격, 추천메뉴 여부 등을 관리할 수 있으며, 참여업체가 많은 지역사업에서도 매장별 메뉴판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관리자 페이지와 소상공인 페이지에는 TOP 버튼을 적용해 긴 메뉴 목록이나 점검 화면에서도 빠르게 상단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소상공인 전용 페이지도 별도로 마련했다. 사업 수행기관이나 관리자가 모든 정보를 대신 수정하는 방식은 운영 부담이 크다. 로컬메뉴온은 소상공인 계정으로 로그인해 자신의 매장 메뉴를 수정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메뉴명, 가격, 설명, 사진 등 현장에서 자주 바뀌는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어, 운영 이후에도 메뉴판의 최신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번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는 데이터 저장 구조다. 초기에는 JSON 파일 기반으로 운영되던 구조를 MariaDB 기반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매장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업, 매장, 메뉴, 가입신청, 접속로그, 설정, 이전 기록을 각각 테이블로 분리하고, 기존 JSON 데이터를 DB로 이전하는 마이그레이션 절차도 적용했다. 고객 페이지는 DB 조회 방식으로 전환됐고, 관리자와 소상공인 페이지의 등록·수정 기능도 DB 저장 방식으로 전환됐다.
운영 안정성을 위한 점검 도구와 백업 구조도 함께 마련했다. DB 연결 상태, 테이블 생성 여부, 매장 수, 메뉴 수, 추천메뉴 설정, 접속로그, 위험 설치파일 잔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종 점검 도구를 구성했고, MariaDB 데이터를 JSON·CSV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는 백업 도구도 만들었다. 기존 JSON 원본은 바로 삭제하지 않고 백업 폴더로 이동해 보관하는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 완료 후에도 운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장치를 갖춘 셈이다.
로컬메뉴온은 단일 식당의 메뉴판을 넘어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에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전통시장, 골목상권, 음식특화거리, 관광지 주변 외식업소 등 외국인 방문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는 메뉴판의 언어 장벽이 곧 고객 경험의 장벽이 된다. 로컬메뉴온은 참여업체별 QR 메뉴판을 구축하고, 관리자 페이지에서 전체 업체를 관리할 수 있어 지역 단위 사업에 적용하기 적합하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은 거창한 플랫폼보다 현장성을 우선한다. 소상공인이 복잡한 앱을 설치하거나 별도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고객은 QR만 찍으면 메뉴를 볼 수 있다. 관리자는 참여업체 정보를 정리하고, 소상공인은 자신의 메뉴를 직접 고칠 수 있으며, 외국인 고객은 자신의 언어로 메뉴를 이해할 수 있다. 작은 기능들이 모여 실제 식당 운영의 불편을 줄이는 구조다.
K창업연구소는 로컬메뉴온을 외식업 소상공인과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실무형 디지털 도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외국인 고객 응대, 다국어 메뉴판 구축, 지역 음식점 홍보, Google 지도·리뷰 연계, QR 기반 현장 운영을 하나로 묶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외식업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거창한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다. 손님이 메뉴를 이해하고, 사장님이 설명 부담을 줄이며, 지역상권이 더 쉽게 소개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다. 로컬메뉴온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QR 하나로 메뉴를 열고, 언어를 바꾸고, 음식을 이해하고, 지역 식당을 만나는 일. 외국인 손님과 소상공인을 잇는 작은 접점이 지역상권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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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기자 ( 월간창업경제 기자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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