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 같은 점포. 달라진 것은 간판과 메뉴 콘셉트뿐이었다. 그런데 매출은 반등했다. 최근 자영업 현장에서 자주 회자되는 업종변경 성공 사례들의 공통점이다. 상권을 옮기지 않고도, 구조적 분석을 바탕으로 콘셉트만 전환해 성과를 낸 것이다.
수도권 주거 밀집 지역에서 30평 규모의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던 박모 씨(가명)는 1년 넘게 매출 정체를 겪었다. 유동인구는 꾸준했지만 재방문율이 낮았고, 배달 매출 비중도 10% 미만에 그쳤다. 임대료는 적지 않았고, 인건비 부담도 컸다. 폐업을 고민하던 그는 ‘이 자리를 떠나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전문가의 분석은 달랐다. 30년 경력 외식 창업 컨설턴트 강종헌 소장은 “상권이 나쁜 게 아니라, 상권과 콘셉트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당 지역은 1~2인 가구 비율이 높고, 저녁보다는 점심과 배달 수요가 강한 구조였다. 하지만 기존 매장은 단체 회식과 저녁 중심 메뉴에 집중돼 있었다.
해법은 이전이 아니라 ‘콘셉트 전환’이었다.
박 씨는 테이블 수를 줄이고, 조리 공정을 단순화한 단품 메뉴 중심의 콘셉트로 변경했다. 점심 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가격대를 조정했고, 배달 적합 메뉴를 강화했다. 인테리어는 전면 철거 대신 부분 리뉴얼로 비용을 최소화했다. 기존 주방 설비와 동선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금을 줄였다.
변화는 예상보다 빨랐다. 점심 시간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고, 배달 비중은 30% 이상으로 확대됐다. 손익분기점이 낮아지면서 월 고정비 부담이 줄었고, 업종변경 4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에서 공통된 ‘성공 공식’을 찾는다.
첫째, 상권을 버리지 않았다. 상권은 단순한 위치가 아니라 이미 형성된 소비 데이터다. 무작정 이전하기보다 해당 상권의 소비 특성을 재해석하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 고객을 다시 정의했다. 기존 고객층이 누구였는지, 앞으로 집중할 고객이 누구인지 명확히 구분했다. 4인 단체 중심에서 1~2인 소비 중심으로 타깃을 재설계한 것이 주효했다.
셋째, 구조를 바꿨다. 단순히 메뉴를 몇 개 바꾼 것이 아니라, 매출이 발생하는 시간대와 방식, 인력 운영 구조까지 조정했다. 업종변경은 매출 전략이면서 동시에 비용 전략이다.
강종헌 소장은 “많은 점주가 매출이 떨어지면 상권부터 탓하거나 이전을 고민하지만, 실제로는 콘셉트 불일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상권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모델로 재설계하면 같은 자리에서도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업종변경은 더 이상 ‘마지막 카드’가 아니다. 환경이 변하면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권은 유지한 채 콘셉트만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평가된다.
결국 성공의 핵심은 단순하다. 좋은 자리를 찾는 것보다, 지금 있는 자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
상권은 그대로 두고, 콘셉트를 바꿨을 뿐이다. 하지만 그 ‘뿐’이 매출의 방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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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기자 ( 월간창업경제 기자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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