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계약이다. 해외 파트너와 어떤 조건으로 계약할 것인지, 투자금은 얼마인지, 로열티는 어떻게 받을 것인지, 독점권은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계약기간과 해지 조건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을 놓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
계약은 분명 중요하다. 해외사업에서는 국내보다 법률적·제도적 변수가 많기 때문에 계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그러나 외식업 전문가들은 계약서 작성에 앞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파트너 검증이다.
아무리 정교한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계약 상대방의 사업 역량과 재무 상태, 도덕성, 운영능력, 현지 네트워크,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외식업은 계약서에 적힌 내용만으로 운영되는 사업이 아니다. 실제 매장을 열고, 직원을 채용하고, 식재료를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고, 매출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현지 파트너의 역할이 매우 크다.
결국 계약서는 관계를 규정하는 장치이고, 파트너 검증은 그 관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해외 창업에서 계약보다 먼저 파트너를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대표자가 직접 현장을 관리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매장을 방문하고 직원과 대화하며 거래처를 만나고 고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사업은 상황이 다르다.
본사와 현지 매장의 물리적 거리가 존재하고 언어와 문화, 법률, 노동환경도 다르다. 본사가 매일 현장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지에서 본사를 대신해 움직이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현지 파트너다.
현지 파트너는 매장 입지를 선정하고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며, 인허가를 확인하고 직원을 채용하고 공급업체를 찾는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지 마케팅과 고객관리, 회계와 재무관리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파트너가 단순히 투자금을 제공하는 사람인지, 실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인지 구분해야 한다.
자본만 제공하는 투자자와 현지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파트너는 평가 기준부터 달라야 한다.
해외 외식업에서 필요한 것은 돈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현지에서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다 보면 자신을 현지 전문가라고 소개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지역을 잘 안다."
"좋은 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현지에서 영향력이 있다."
"유명한 건물주와 연결돼 있다."
"정부 관계자들과 친하다."
"한국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이 많다."
이러한 설명이 사실이라면 해외사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느냐다.
해외사업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이 국내보다 커질 수 있다. 본사가 현지 정보를 충분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파트너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파트너가 제공하는 정보가 과장되어 있거나 특정 목적을 위해 편향되어 있다면 본사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파트너가 제시하는 정보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서 확인해야 한다.
"좋은 상권"이라는 설명보다 실제 유동인구와 경쟁점포, 임대료, 고객 구성, 매출 수준을 확인해야 한다.
"인맥이 많다"는 설명보다 실제로 어떤 사업을 진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외식업 경험이 많다"는 설명보다 실제 운영했던 매장의 숫자와 기간, 현재 운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증거를 확인하는 과정이 파트너 검증의 시작이다.
파트너 검증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과거 사업 이력이다.
현재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과거 어떤 사업을 했고, 얼마나 오랫동안 운영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고, 왜 사업을 종료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외식업 경험이 있다면 단순히 "식당을 해봤다"는 사실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어떤 규모의 매장을 운영했는지, 직원은 몇 명이었는지, 매출과 원가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폐점 경험이 있는지, 여러 매장을 동시에 관리해본 경험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가맹점을 실제로 운영했는지, 가맹점주와 어떤 관계를 유지했는지, 본사와의 분쟁이 있었는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과거 사업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반드시 결격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가다.
사업 실패 경험이 있더라도 실패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재발 방지책을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실패의 책임을 직원이나 시장, 정부, 경쟁자에게만 돌린다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파트너의 재무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외식업은 예상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커질 수 있다. 공사비가 증가하거나 인허가가 지연되고, 예상보다 매출이 늦게 올라오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파트너에게 추가 자금을 투입할 능력이 없다면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따라서 "얼마를 투자할 수 있다"는 말만 듣지 말고 실제 투자 여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파트너가 운영하는 회사의 재무 상태와 기존 사업의 부채, 현금흐름, 투자 가능 규모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업계획서에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실제 자금 투입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주의해야 한다.
해외사업에서는 초기 투자금보다 사업을 버틸 수 있는 자금력이 중요할 수 있다.
첫 매장이 예상보다 늦게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더라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파트너가 제시하는 사업계획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매출 전망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 달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반드시 대박이 난다."
"첫해에 여러 매장을 열 수 있다."
이런 전망은 사업계획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지만 실제 해외사업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좋은 파트너라면 매출 전망뿐 아니라 최악의 상황도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상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원가가 상승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직원 채용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공급망이 중단되면 어떤 대체안을 사용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 시나리오만 이야기하는 파트너보다 실패 시나리오까지 준비하는 파트너가 더 신뢰할 만하다.
해외사업에서 네트워크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자체를 사업 역량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파트너가 많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인맥을 통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다.
과거 실제로 상업시설에 입점한 경험이 있는지, 현지 식자재 공급업체와 거래하고 있는지, 인력 채용 네트워크가 있는지, 현지 행정절차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즉, 네트워크의 양보다 네트워크의 실효성을 평가해야 한다.
해외 외식업에서 상권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문제는 본사가 현지 상권을 직접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파트너가 특정 지역을 추천하면서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력이 높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거나 경쟁 매장이 많거나 고객층과 브랜드의 타깃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파트너가 제공하는 상권 분석만 믿어서는 안 된다.
가능하다면 본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시간대별 유동인구와 경쟁점포, 주변 시설, 주거 및 업무시설, 접근성, 주차환경, 임대료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별도의 현지 전문가를 통해 제3자 검증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파트너가 추천한 상권을 파트너에게 다시 검증받는 구조는 피해야 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과 검증하는 사람이 동일하면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파트너가 다른 외식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면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상권에서 경쟁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거나, 다른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특정 브랜드를 우선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특정 식자재 공급업체와 특수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본사보다 공급업체의 이익을 우선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파트너가 현재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어떤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파트너에게 다른 사업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와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가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일부 기업은 파트너가 "한국 브랜드라서 좋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추진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만으로 장기적인 사업 협력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파트너가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표 메뉴가 무엇인지, 왜 소비자가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지, 경쟁 브랜드와 무엇이 다른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지,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파트너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브랜드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상품으로 보는 파트너와 브랜드의 장기적인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려는 파트너는 사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해외 진출 초기부터 여러 개의 매장을 동시에 열자고 제안하는 파트너가 있을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하지만 첫 매장의 운영 시스템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확장을 추진하면 문제의 규모만 커질 수 있다.
첫 매장에서 메뉴와 서비스, 인력관리, 공급망, 원가관리, 마케팅 시스템을 검증한 뒤 확장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특히 파트너가 브랜드의 장기적인 운영보다 매장 수 확대 자체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그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사업권 확보나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 등 다른 목적이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몇 개의 매장을 열었느냐가 아니라 몇 개의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다.
파트너 검증은 사업이 잘될 때를 가정해서만 진행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
매출이 예상보다 낮아졌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원가가 급등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본사가 메뉴 변경을 요구했을 때 파트너가 반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직원이 대규모로 퇴사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파트너가 약속한 투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계약 종료 후 브랜드와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런 상황을 미리 질문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에는 합의가 쉽다.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파트너의 본질을 보여준다.
해외사업에서 법률계약은 반드시 필요하다.
계약기간과 사업권, 지분구조, 투자금, 수익 배분, 로열티, 브랜드 사용권, 영업지역, 공급조건, 의사결정권, 계약 해지, 분쟁 해결 등의 내용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그러나 계약서가 모든 위험을 제거해주는 것은 아니다.
계약 위반이 발생했을 때 실제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국가가 다르면 법률체계와 언어도 다르다.
따라서 계약서만 믿고 파트너의 위험성을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계약 전에 위험한 파트너를 걸러내는 것이다.
계약은 마지막 방어선이지 첫 번째 검증수단이 아니다.
파트너 검증을 단순한 신원확인이나 회사등록 여부 확인 정도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진정한 파트너 검증은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개인과 법인의 기본적인 신원과 사업 이력을 확인해야 한다. 이후 재무 상태와 과거 사업 실적, 현지 네트워크, 외식업 경험, 운영능력, 인력관리 능력, 공급망 등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제3자 검증이 필요하다.
과거 거래처와 사업 파트너, 직원, 임대인 등 실제로 함께 사업했던 사람들의 평가를 확인하면 파트너가 스스로 설명한 내용과 실제 모습 사이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파트너가 운영했던 매장을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사무실의 규모보다 실제 현장을 보는 것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파트너를 판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과거 약속을 어떻게 지켜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계약을 제때 체결했는지, 투자금을 약속한 날짜에 지급했는지, 직원 급여와 거래처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는지, 공급업체와의 약속을 지켰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업에서 작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큰 약속도 지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사소한 약속을 반복적으로 변경하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면 장기적인 파트너십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파트너 후보자는 첫 미팅에서 자신을 가장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후다.
본사가 자료를 요청했을 때 얼마나 성실하게 대응하는지,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공하는지, 부정적인 내용도 솔직하게 설명하는지, 검증 과정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객관적인 검증을 요구했을 때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나를 믿지 못하면 같이 사업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경우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사업에서 신뢰는 검증의 반대말이 아니다.
검증을 거친 신뢰가 진짜 신뢰다.
말과 자료만으로 파트너를 완벽하게 검증하는 것은 어렵다.
가능하다면 본계약과 대규모 확장 전에 작은 규모의 협업을 진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시장조사나 테스트 매장 운영, 팝업스토어, 소규모 프로젝트 등을 통해 파트너의 실제 실행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다.
약속한 일을 제때 처리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고하는지, 본사와 의사소통이 원활한지, 직원과 거래처를 어떻게 대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실제 사업을 함께 해보면 미팅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 드러난다.
해외 파트너를 선정할 때 개인적인 호감이나 첫인상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일정한 평가기준을 만들어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지 외식업 경험 △재무 안정성 △사업 실행력 △상권 분석능력 △인력관리 능력 △공급망 확보능력 △마케팅 역량 △법률·행정 이해도 △기존 사업 평판 △브랜드 이해도 △장기 투자 의지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 △위기 대응능력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의 항목만 뛰어나다고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금력이 뛰어나지만 운영 경험이 부족한 파트너도 있고, 현지 네트워크는 강하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파트너도 있다.
따라서 사업의 성격에 맞게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파트너 선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대화가 잘 통하고 인간적으로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고 해서 좋은 사업 파트너라는 보장은 없다.
사업에서는 성격보다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숫자와 자료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사업 파트너는 항상 같은 의견을 내는 사람이 아니다.
때로는 본사의 계획에 반대하더라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없는 관계가 아니라 갈등을 생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관계다.
해외 파트너십에서 신뢰는 중요하다.
하지만 신뢰만으로 사업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본사는 현지 파트너를 신뢰하되, 중요한 사업 데이터와 운영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매출과 원가, 재고, 구매, 인건비, 고객 리뷰, 마케팅 비용 등 주요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브랜드 기준을 매뉴얼화하고 정기적인 운영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파트너를 불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파트너가 본사의 신뢰를 얻고 장기적으로 독립적인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다.
해외 창업에서 계약서를 먼저 쓰고 나중에 파트너를 알아가는 방식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먼저 파트너를 검증하고, 사업구조를 협의하고,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설정한 뒤 계약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계약서는 파트너십의 출발점이 아니라 검증된 파트너십을 제도적으로 고정하는 장치에 가깝다.
따라서 계약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파트너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반대로 파트너의 역량과 신뢰성이 충분히 검증됐다면 계약 과정에서도 현실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협상할 수 있다.
해외시장에는 분명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소비자 취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고, 경쟁 환경도 다르며, 법률과 제도도 낯설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현지 파트너다.
문제는 잘못된 파트너를 만나면 오히려 그 파트너가 시장의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잘못된 상권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보다 높은 매출을 예상하게 만들고, 비용을 과다하게 발생시키며, 직원과 공급업체 관리에 실패하고, 본사와 현지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
결국 해외 외식업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낯선 시장 자체가 아니라 낯선 시장을 잘못된 사람의 정보에 의존해 운영하는 것일 수 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은 흔히 "어떤 조건으로 계약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이 사람과 5년, 10년 동안 함께 사업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호감이나 직감이 아니라 자료와 현장, 과거 이력과 제3자 평가를 통해 파트너를 검증해야 한다.
파트너의 자금력만 볼 것이 아니라 운영능력을 보고, 인맥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성과를 보고, 자신감 있는 말보다 과거의 행동을 봐야 한다.
계약서는 잘못된 파트너를 좋은 파트너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법률적으로 완벽한 계약서가 있어도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면 계약 자체가 사업을 성공시켜주지는 못한다.
반대로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이해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공유하며,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파트너라면 계약은 훨씬 강력한 사업 기반이 될 수 있다.
결국 해외 외식업의 성공은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계약서에 서명할 사람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좋은 계약 조건을 찾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 먼저 파트너의 과거와 현재, 재무상태와 실행력, 네트워크와 평판, 브랜드에 대한 이해, 위기 대응능력을 꼼꼼하게 검증해야 한다.
해외 창업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잘못된 계약이 아닐 수 있다.
검증하지 않은 사람과 계약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 외식업의 첫 번째 투자 대상은 매장이 아니라 파트너 검증이어야 한다.
좋은 계약은 좋은 파트너십을 보호한다. 그러나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은 계약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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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헌 기자 ( K창업연구소 소장 ) 다른글 보기 bizidea@hanmail.net#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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