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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데이트 : 2026-07-05 16:24:05
법원, 대패삼겹살 원조 주장에 제동... 백종원 브랜드 신뢰성 시험대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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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오랜 기간 대표 성공 스토리로 소개해 온 '대패삼겹살 원조' 서사가 법원 판단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원이 대패삼겹살이 백 대표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음식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외식 브랜드의 신뢰와 마케팅 전략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이 언론인 출신 유튜버 김재환 PD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 역시 원고 측이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특정 개인이 대패삼겹살의 최초 개발자인지를 확정한 사건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1993년 백종원이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는 홍보 내용이 객관적 사실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 명칭을 상표로 등록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표권 보유와 메뉴 개발의 원조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특히 백 대표가 판매를 시작하기 이전인 1980년대 후반 부산 초량 일대에서 이미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얇게 썬 삼겹살이 널리 판매되고 있었던 정황이 확인된 점을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백 대표 측이 원조의 근거로 제시한 1993년 일간스포츠 기사 역시 대패삼겹살의 최초 개발을 입증하는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당 기사는 '원조쌈밥집'이 서울 시내 쌈밥 전문점의 원조라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 대패삼겹살을 최초로 개발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는 아니라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법원은 대패삼겹살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서도 기술적 특성을 언급했다. 냉동 삼겹살을 육절기로 얇게 절단하면 고기가 자연스럽게 대패처럼 말리는 형태가 형성되며, 이는 특별한 제조기술이나 독창적인 조리법이 필요한 음식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시 말해 냉동육 유통 확대와 육절기 보급이라는 산업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음식 문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김재환 PD가 여러 지역을 직접 취재하며 제기한 문제였다. 그는 부산, 마산, 광주, 청주 등 전국 각지의 오래된 음식점을 방문해 1980년대부터 이미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영업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백 대표의 원조 주장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에서도 1992년부터 같은 이름으로 영업한 음식점이 존재했다는 자료를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더본코리아 측은 그동안 방송과 공식 홍보를 통해 백 대표가 햄 슬라이서를 활용해 우연히 얇게 썬 삼겹살을 만들어냈고, 이를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했다는 일화를 소개해 왔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메뉴 개발 사례를 넘어 백 대표가 현장에서 창의성과 실행력을 갖춘 외식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브랜드 스토리로 활용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판결의 파급력이 커진다. 외식 브랜드에서 '원조'라는 표현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소비자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자산이다. 소비자는 특정 메뉴의 맛뿐 아니라 브랜드가 전달하는 스토리와 철학에도 가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대표 성공담의 사실 여부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소비자가 브랜드 전체의 신뢰성을 다시 평가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이번 판결이 백 대표의 고의적인 허위 홍보나 소비자 기만 행위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또한 대패삼겹살의 최초 개발자가 누구인지 법원이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도 아니다. 다만 "백종원이 최초 개발자"라는 표현을 사실로 단정하기에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며, 이를 비판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행위를 허위사실 유포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판부는 또한 해당 유튜브 영상과 더본코리아 가맹점 매출 감소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었던 만큼 특정 영상 하나만으로 매출 감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는 브랜드 가치 하락의 원인을 외부 비판에만 돌리기보다 소비자 신뢰 관리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시사점도 남긴다.

외식산업에서 브랜드는 메뉴보다 신뢰가 먼저다. 원산지 관리, 위생, 품질, 창업 철학, 메뉴 개발 과정까지 소비자와 약속한 내용이 모두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된다. 특히 방송과 강연을 통해 오랫동안 외식 창업의 성공 모델을 제시해 온 백 대표에게는 일반 기업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사실성과 투명성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 이후 더본코리아가 기존 홍보 자료와 공식 홈페이지의 '1993년 백종원 개발' 관련 표현을 어떻게 정리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원 판단 이후에도 기존 문구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객관적 사실에 맞춰 설명을 보완하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면 브랜드 신뢰 회복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판결은 '대패삼겹살 원조'라는 명칭 하나를 둘러싼 분쟁을 넘어, 외식 브랜드가 역사성과 스토리를 어떻게 검증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이 단순한 유명세가 아니라 사실에 기반한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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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기자 ( 월간창업경제 기자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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