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시장에서 특정 메뉴나 콘셉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현상은 반복되어 왔다.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트렌드는 단기간에 고객을 몰리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창업 열풍을 촉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 아이템’ 중심의 창업은 높은 초기 매출에도 불구하고 짧은 생명 주기를 보이며 빠르게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를 ‘반짝 매장의 전형적인 몰락 패턴’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행 아이템 창업의 출발점은 대부분 동일하다. 특정 매장이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해당 메뉴나 콘셉트가 대중적 관심을 끌면서 유사 매장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다. 초기에는 희소성과 화제성이 결합되어 높은 매출을 기록하지만,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시장은 단기간에 포화 상태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가격 경쟁이 시작되고,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문제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유행 아이템은 본질적으로 트렌드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면 기존 유행은 빠르게 식고, 이에 의존했던 매장들은 고객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차별화된 브랜드나 충성 고객 기반이 없는 경우, 매출 하락은 곧바로 폐업으로 이어진다.
메뉴 구조 역시 취약한 경우가 많다. 유행 아이템 중심 매장은 특정 메뉴에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를 갖는다. 이는 초기에는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지만, 해당 메뉴의 인기가 하락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메뉴 다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매출 감소를 방어하기 어렵다.
가격 전략 또한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경쟁 매장이 늘어날수록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가격 인하 경쟁이 발생하고, 이는 곧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유행 아이템은 차별성이 약해질수록 가격 외에는 경쟁 수단이 제한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저가 구조’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원가율과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매장들이 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
운영 측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난다. 유행 아이템은 대량 생산과 빠른 회전율을 기반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요가 감소할 경우, 기존 운영 구조는 비효율로 전환된다. 인력, 재고, 설비 등 고정된 비용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매출은 줄어들면서 손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된다. 이는 ‘성장기에 최적화된 구조’가 ‘하락기에 취약한 구조’로 바뀌는 전형적인 사례다.
마케팅 역시 단기 성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SNS 바이럴, 인플루언서 협업, 이벤트 중심 홍보 등은 초기 유입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형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유행이 지나면 관심도 함께 사라지고, 지속적인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광고비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는 수익 구조를 더욱 압박한다.
전문가들은 유행 아이템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라는 점이다. 유행을 단기 매출 수단으로만 접근할 경우 실패 확률이 높지만,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메뉴 구조를 확장하는 전략을 병행할 경우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유행은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사업의 기반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부 매장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유행 메뉴를 핵심 상품으로 활용하되, 동시에 스테디셀러를 개발해 매출 구조를 안정화하거나, 브랜드 스토리와 경험 요소를 강화해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또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이나 차별화된 서비스로 포지션을 재정립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결국 외식업의 성패는 유행이 아니라 구조에서 결정된다. 일시적인 관심과 화제성은 매출을 만들 수 있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반짝 매장의 몰락 패턴은 이미 수차례 반복되어 온 시장의 교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패가 반복되는 이유는 유행의 속도에 비해 준비와 설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식업 창업은 더 이상 ‘뜨는 아이템’을 찾는 게임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아이템이 사라진 이후에도 매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다. 유행을 좇는 창업이 아닌, 구조를 설계하는 창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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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헌 기자 ( K창업연구소 소장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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